최근 4년간 한국에서 환경표지 무단사용 위반 건수가 17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표지는「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제17조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시행하는 인증제도로, 같은 용도의 다른 제품에 비해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정도나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정도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을 개선한 경우 그 제품에 환경표지를 표시하도록 인증하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아 14일 공개한 ‘환경표지 무단사용 모니터링 결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환경표지 무단사용 위반 건수는 2020년 485건, 2021년 498건, 2022년 1,282건, 2023년 1,179건, 2024년 1,322건, 2025년 8월까지 249건이다.
위반 유형을 살펴보면 ‘인증 만료 제품 인증표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4년의 경우 전체 위반 건수 1,322건 중 1,320건(99.8%)이 인증 기간이 종료된 제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제도적 관리 사각지대가 드러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환경표지 미인증 제품 및 환경표지 인증서 위·변조 등 명백한 의도를 가진 위반의 경우 고발 조치하고, 인증 종료 기간을 인지하지 못한 단순 판매자의 경우 시정권고하고 있다. 고발된 사례는 수사 절차를 거쳐 위반 정도에 따라 벌금이나 법적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8월까지 인증 만료 제품의 인증표기 외에도 미인증 제품 인증표기 사례 2건이 적발됐다.
김주영 의원은 “환경표지 제도는 국민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친환경 인증 제도의 핵심이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인증 만료 제품에 대한 안내 강화, 사후관리 체계 보완, 위반 기업에 대한 엄정 대응으로 제도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22년부터 온라인 플랫폼에서 무단 사용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소비자로부터 허위·과장된 친환경 광고 신고도 접수받고 있다. 한국은 2023년 아시아 최초로 친환경과 거리가 있음에도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행위(그린워싱)가 확인된 기업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추진한 국가다.
기업들이 앞다퉈 ‘지속가능성’을 내세우면서 그린워싱은 전 세계적으로 규제 대상이 되고 있으며, 아시아 각국도 관련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올해 10월 초 기업의 허위·오해 소지가 있는 환경·제품 광고를 제한하기 위한 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지침은 기업이 제품의 특성이나 효능을 홍보할 때 ‘정확성·명확성·의미성·근거성·입증 가능성’ 등 다섯 가지 원칙을 준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일본 또한 지난 2월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현실적이고 적절한 방식’으로 표시하도록 유도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이는 사실상 그린워싱 규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는 지난해 주요 브랜드의 허위·과장된 환경 관련 주장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그린워싱 대응이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